울산대학교 | 프랑스어·프랑스학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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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학습 수기

현장학습 수기

02년 현장학습 체험기 - 김영은
작성자 이** 작성일 2011-05-17 조회수 792

1. 해외현장 학습에 참여하기 위하여 준비하는 과정에서의 기대치 혹은 바램.

  ‘많이 배워 왔으면’하는 바램이 컸다. 1학년, 2학년 동안은 너무 많이 놀고, 학과 성적에는 무심했던 탓에 불어라는 학문을 나의 전공이라고 말하기에는 너무나도 부끄럽게도 나는 모르는 것이 많은 이름만 불문과 학생이었다.

  그래서 ‘다른 친구들 보다 잘할 수 있을까’라는 부담감도 생기고 가서 말도 한마디 안통하면

어쩌지  하는 조바심도 생겼지만 걱정은 많이 하지 않았던 것 같다. 가면 어떻게 되겠지 하는 안일함에서 생겨났던 것 같다. 기대 반 설래임 반... 그렇게 출국하기 전까지 마음이 설랬던 것 같다.

  어떤 친구는 며칠 동안 걱정을 너무 많이 해서 살이 쏙 빠졌다고 한다. 나보다 공부도 훨씬 잘하고 불어도 훨씬 잘하는 친구가 그런 말을 했다. 나는 뭘 믿고 그렇게 걱정도 안하고 공부도 안 했는지 지금 생각해 만  나 자신에게 어처구니가 없다. ^^

  1월 21일에 학교에 가서 환전을 하게 되었다. 처음보는 유로라는 돈. 돈이라기보다는 게임을 할 때 쓰는 종이돈처럼 느껴졌다. 이게 정말 돈이야  하며 웃던 그때가 생각이 난다. 환전을 하면서부터 이제 정말로 가는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가기 전에는 프랑스에 가기만 한다면 불어를 잘 할 수 있게 되어서 돌아올 줄 알았다. 외국인 친구도 많이 사귀고 우리나라보다 훨씬 크고 멋진 나라에서 좋은 것들을 많이 보고 느끼고 돌아 올 것이라고 생각했었다. 그래서 나의 기대는 컸던 것 같다. 그리고 나의 바램은 역시 불어를 잘 할 수 있게 되어서 돌아오는 것이었다.


2. 실제로 해외현장 학습에 참여하여 생활 해 나가는 과정에서 느낀 점.

  처음 프랑스에 도착했을 때는 모든 것이 어리둥절하고 모든 것이 낯설기만 한, 말 그대로 우리는 백인들 사이에 낀 이방인이었다. 하지만 그곳도 사람 사는 곳이라 생활하는 데에는 그다지 큰 어려움은 없었던 것 같다.

  프랑스에서 생활하는데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은 친구관계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최소한 4달 동안은 같이 먹고, 자고, 함께 생활하는 친구 관계가 가장 중요한 것 같다. 나는 정은, 은주, 민희 이렇게 네 명이 사용하는 방을 썼다. 은주, 민희와는 학교에서 인사만 하고 지내는 사이어서  잘 지낼 수 있을 지 걱정을 많이 했었다. 하지만 학교 다닐 때는 상상하지도 못할 만큼 우리는 서로 잘 맞아서 나는 우리 방이 너무 너무 좋았다.

  처음 숙소에 들어가던 날. 방에는 딸랑 침대 2개와 탁자 하나 텔레비전 하나가 있었다. 2층 침대를 기대했던 나로서는 정말로 실망이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적응 해 나가기 시작했다. 식탁도 3번의 이동을 거쳐 가장 좋은 곳에 자리를 잡았고 까르프에 가면 쌀이 있는 위치도 파악이 되고 7시 30분에 가게문을 닫는 프랑스라는 나라에서 살아가는 법을 시간이 지나면서 우리도 적응해 가고 있었다. 하루 하루가 정말로 재미있었던 것 같다. 매일 장난치고 놀고 학교 다녀오고 집에서는 생전 하지도 않았던 요리라는 것도 해보고. 나는 프랑스 신부 수업은 다 하고 온 것 같다. ^^

  하지만 언제나 즐겁고 재미있는 일만 있는 것은 아니다. 서로 사랑해서 결혼한 부부 사이에도 갈등이 있고 다툼이 있는데 서로 다른 성격과 서로 다른 생활 방식을 가졌던 네 사람이 모여서 사는데 항상 좋은 일만 있을 리는 없었다. 우리는 4달 동안 3번을 크게 싸웠던 것 같다. 그때마다 우리는 큰 소리로 서로 싸우고 나서 오해가 풀리고 나면 그걸로 끝이었다. 뒤끝은 없다. 나는 이것이 돌아 올 때까지 뒤탈 없이 잘 지낼 수 있었던 이유인 것 같다.

  생활은 그다지 어려운 게 없다. 그곳도 사람 사는 곳이고 쌀도 있고 야채도 있고 모든 게 다 있다. 낯선 환경 속에서 적응해 간다는 게 나에게는 너무나도 재미있는 일이었다. 프랑스 사람들은 우리가 낯설고 신기해 우리를 쳐다보지만, 나 또한 그들이 낯설고 신기한 건 마찬가지가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한다.


3. 만일 개선되어야 할 것이 있다면 그 점을 지적.


  ISEFE에서는 외국인 친구, 더구나 프랑스인 친구를 만날 기회는 더더욱 없다. 앞에서 말한 것처럼 나는 프랑스만 가면 프랑스 친구들을 많이 사귀고 불어도 많이 늘어 올 거라 생각했었다. 그건 나만의 착각이었을 수도 있고, 너무 몰라서 그랬던 것 일수도 있다. 하지만 막상 가서 보니 우리 학교 친구들과 중국인 친구들 밖에 없었다. 그나마 3반은 프랑스 인들과 “파트너”를 만들어  각 나라의 문화에 대해 알아보는 시간이 있었다고 하지만 우리 반은 전혀 그런 게 없었기 때문이다.

  ISEFE 학생과 프랑스 학생들 간에 교류가 없으므로 우리는 중국인 친구들과만 이야기를 하게 되는 것이다. 서로가 불어라는 학문을 배우는 입장에 있기 때문에 정확한 문법을 구사 할 수가 없다. 그래서 한 단어로 말하거나, 잘못된 문법을 지적해 줄 수가 없는 것이다.

  물론 프랑스인 친구를 사귀는 것도 그곳에서 적응해 가는 것도 자기 스스로 하기 나름이다. 하지만 ISEFE학생들과 프랑스 학생들 사이에 교류를 더욱 활발히 할 수 있는 시스템이 더욱 많이 생겨났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 본다.


4. 이 외에도 동기들,혹은 후배들에게 꼭 해주고 싶은 말

  앞에서 말했듯이 모든 것은 자기 하기 나름이라는 생각이 든다. 개인적으로 나는 프랑스에 다녀오길 잘했다는 생각을 한다. 물론 다녀왔다고 해서 불어를 그럴 듯 하게 잘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한국에 있었다면 나는 여전히 학과 공부를 열심히 안 했을 테고 모르는 문법도 여전히 모른 채 지나갔을 것이고 모르는 단어는 여전히 모른 채 지냈을 것이다. 프랑스에서 나는 그동안 몰랐던 문법도 많이 알게 되고 단어나 생활 어휘도 많이 알게 되었다. 그 곳에서도 성적은 좋지 않지만 많은 것을 배우고 왔다고 생각한다.

  모든 것은 자기 마음먹기에 따른 것 같다. 가기 전부터 열심히 해야한다는 걸 다녀와서 깨닫고 후회한다. 하지만 후회라는 것은 시간이 지나야 깨닫는 것이다. 나는 지금 깨닫고 있다. 해외현장 학습을 가기 전에 불어에 대해 어느 정도 공부를 하고 가는 것이 더 좋을 것이다. 가서도 물론 열심히 해야 한다. 외국인 친구를 사귀는 것도 그 곳에서 얼마만큼 불어가 늘어 오느냐 하는 것도 모두 자기 하기 나름이다. 열심히 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