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대학교 | 프랑스어·프랑스학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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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학습 수기

현장학습 수기

02년 여행기- 김 은 주
작성자 이** 작성일 2011-05-17 조회수 1084

5. 여행

  나는 같은 방을 쓰는 우리 방 친구들 세 명과 함께 여행을 다녔다.

a. Grenoble

  2월22일 금요일 오후 1시 45분 기차를 타고 Grenoble로 향했다. ‘카르트 존느’(43유로)를 사용해 차비는 왕복 11유로가 들었다. 그르노블에 중국인 시장이 있다는 말을 듣고 들뜬 마음으로 향했지만 휴일이 시작되는 금요일 오후라 그런지 거의 모든 가게들이 문을 닫은 상태였다. 그리고 갑작스레 비가 내려 추위에 벌벌 떨며 거리를 배회했다. 샹베리보다 훨씬 큰 도시였고 거리도 깨끗했다.


b. Annecy

  3월 7일 목요일 두 번째 여행지는 Annecy이다. 1월말에 교수님과 한번 다녀온 적이 있는 작고 예쁜 도시이다. 오후 1시 22분 기차를 탔고 차비는 왕복 7.6유로 들었다. 다시 갔지만 인공호수는 여전히 아름다웠고 한마디로 아름다운 도시이다.


c. Lyon

  3월 9일 토요일 프랑스의 제3의 도시라고 불리는 리옹에 다녀왔다. 차비는 왕복 13.4유로 소모, 아침 일찍 서둘러 8시 5분 기차를 탔다. 샹베리에서 리옹까지는 약 1시간 30분 정도가 소요된다. ‘확실히 큰 도시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고, 크고 세련되고, 바쁜( ) 도시였다.

  

우선 벨쿠르 광장에 도착한 후 걸으면서 여행하기 시작했다. 큰 도시라 샅샅이 살펴보기엔 시간이 턱없이 모자라 몇 군데만 훑어보았다.

 

  처음으로 간 곳은 박물관이었는데 (Musee des Beaux-Arts de Lyon) 첫 번째 층은 이집트, 로마, 그리스의 유적이 있었다. 이집트에 상당히 관심이 있던 나로서는 꽤나 흥미로운 곳이었다. 두 번째 층은 그림이 잔뜩 있었다. 모든 작품들이 예수 그리스도와 연관된 것이었는데 우리들 중 기독교나 천주교의 종교를 가지고 있는 친구가 없어서 작품의 내용을 이해하는 사람이 아무도 없었다. 박물관에서 많은 시간을 소비한 우리들은 박물관을 나오자마자  또 다시 서둘러야만 했다. 그 다음으로 푸르비에르 언덕 위를 걸어 올라갔는데 땀을 뻘뻘 흘렸던 기억이 난다. 언덕 위에 자리 잡고 있는 Saint-Nizier 교회는 실로 웅장했다. 그 곳에서 내려다 본 리옹의 전경은 아주 멋있었다. 구시가지와 신시가지의 건물을 한눈에 볼 수 있었다. 큰 도시인만큼 걷는 것이 너무 힘들어 그 후로는 버스를 타고 주위를 돌아다녔다. 그리고 리옹은 ‘마리오네트‘가 유명한데 우리는 그 박물관을 찾지못해 구경하지 못했다. 지금도 생각하면 아쉽다. 

d. 벨기에(브뤼셀, 브뤼쥐) 프랑스가 아닌 다른 나라로의 첫 여행.

  4월 6일부터 열흘 동안의 부활절 방학을 이용하여 본격적인 국외 여행이 시작되었다. 이번 여행부터는 한국에서 보내온 유레일패스를 사용, 6일 새벽 6시 1분 TGV를 타고 파리에 도착했다. 2시간을 기다린 후 벨기에로 가는 Talys를 탔다. TGV 보다 훨씬 더 빨라서 멀미를 할 정도였다.

  그런 후 도착한 벨기에의 수도 브뤼셀. 처음엔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 우선 예약한 호텔을 찾기 위해 이곳저곳을 돌아다녔다. 오후 1시가 조금 안되어 도착한 것 같은데 반나절을 유스호스텔을 찾는다고 시간을 보냈다. 우리가 예약을 했던 유스호스텔은 어디에도 없었다. 찾지 못한 건지 그냥 지나친 건지 도통 알 수가 없었다.

끝내는 한 명당 46.25유로를 내고(2인 1실) 관광명소 근처의 별 두 개짜리 호텔에 들어갔다. 지친 몸과 무거운 가방을 벗어 던지고 바로 나와서 처음으로 레스토랑에 들어가 맛난 저녁을 먹었다. 1인당 10.5유로 정도의 금액을 냈던 것 같다.

  호텔을 예약( )했다는 안도감에 편안한 마음으로 이곳저곳을 둘러보았다. 관광명소라고 불리는 곳에는 유명 건물들이 네모 모양으로 한데 모여 있었다. 그래서 여행하기에 편했다. 밤에는 시청사 건물의 조명 쇼가 있었다.

  한밤중인데도 사람들로 북적거렸다. 프랑스에선 볼 수 없는 분위기에 신이 나서 밤거리를 거닐었고 벨기에의 유명 음식 와플을 사먹었다, ‘오줌싸는(누는) 소년’ 상도 발견! 너무 귀여웠다. 벨기에는 거리의 이름이나 지도같은 것들이 잘 나와 있지 않다. 그래서 욕을 얼마나 했는지 모른다. 그래도 벨기에의 사람들은 대부분 친절하고, 영어, 불어도 잘 한다. ‘똑똑한 나라’라는 생각이 들었다.

  다음 날 일찍 일어나 바로 기차를 타고 브뤼쥐(브리게)로 향했다. 꼭 가보라고 추천이 들어오는 곳이었기에 포기할 수 없었다. 도착하자마자 관광 코스를 걸어다닌 뒤 나오는 길에 운하(5유로)를 탔다. 또 다른 감동이 있었다. 비록 물이 더럽긴 했으나...


e. 네덜란드(암스테르담. 잔세스칸스)

 

 7일 저녁이 되어서야 도착한 네델란드의 수도 암스테르담. 암울했다. 다리 밑으로 흐르는 시커먼 강물. 17유로를 주고 들어간 도미토리란 곳은 아주 안 좋았다. 책에도 광고가 되어있는 “Bob's youth hostel"은 정말로 추천하고 싶지 않다.  암스테르담에 도착해 짐을 풀고 나니 어둑어둑해지고 있었다. 그래서 계획에 없던 숙박을 하게 된 것이다. 하루만에 암스테르담과 풍차마을로 유명한 잔세스칸스를 둘러보고 밤 기차를 타고 독일로 넘어가려고 했건만, 날이 어두워지자 무서워지기 시작해 유스호스텔 근처에 있는 섹스 박물관만 둘러보고(2.5유로) 들어가서 잠을 청했다.  다음 날 아침을 먹고 암스테르담 광장 일대를 둘러보고 안네 프랑크 집을 보고(6.5유로) 기차를 타고 잔세스칸스로 향했다. 풍차마을이라, 생각했던 것과 아주 대조가 되는 곳이었다. 아주 조용한 마을이긴 했으나 풍차 네 대가 멀리 보이고 그 앞에 강이 흐르고 있었는데 그렇게 강물이 더러울 줄이야.  네덜란드에선 실망을 많이 안고 독일로 향했다.  암스테르담에서의 지체 시간이 남아 동물원에 갔다. 세계에서 세 번째로 큰 동물원이라고 했건만 동물원의 중심이 되는 코끼리나 기린, 뱀 등은 출타 중이고 온갖 종류의 조류만 보고 왔다. 동물원(6시까지) 입장비는 원래 13.5유로인데 학생 할인으로 10유로에 들어갔다. 그리고 호텔은 담 광장으로 가는 길에 많이 볼 수 있다. 저녁 7시 20분경 독일의 뮌헨으로 가는 couchette을 탔다.


f. 독일(뮌헨, 퓌센)

  아침 8시경 뮌헨 중앙역에 도착했다. 기차역에서 나온 순간 “깔끔”이라는 말이 생각이 났다. 독일에 대한 이미지는 반듯하고 깔끔했다. 하루씩 일정이 늦어지는 바람에 호텔의 예약도 다 펑크가 났고, 우리들은 호텔을 얼른 찾아야만 했다. 역을 등지고 섰을 때 오른 쪽으로 가면 많은 호텔들이 있다. 그래서 뮌헨에서의 숙박은 문제가 없을 듯... 여러 호텔에 들어가 가격을 알아본 뒤 일인당 25유로를 내고 방을 잡았다. 호텔도 굉장히 깔끔하고 이불도 우리가 한국에서 덮는 것과 비슷한 두꺼운 이불이었다. 4월이지만 독일은 굉장히 추워서 목도리를 하고 나갔다.

  그리고 퓌센으로 갔다.(뮌헨에서 2시간 소요) 디즈니랜드의 캐릭터로 유명한 ‘노이슈반슈타인’성을 보기 위해... 퓌센의 마을은 너무 예뻤다. 아담하고 만화 속에서 볼 법한 집들... 마을에서 많은 시간이 걸려서 정작 봐야 할 성은 2개였지만 하나는 포기하고 ‘노이슈반슈타인’ 성만 보러갔다.

  성을 보러 가기 위해 버스를 타고 가는데(7~8분정도 걸림) 산 위에 성이 보였을 때는 입이 딱 벌어졌다. 시간이 없어 마차를 타고 산을 올랐다.(올라갈 때 4유로, 내려올 때 2유로) 무척 아름다웠다. 어느 정도 잘 보존이 되어있는데 개방이 많이 되어 있지 않아 접근이 어려웠다. 유명한 성이라 그런지 계속 기억에 남는다. (학생 할인으로 6유로)

 

퓌센에서 거의 하루를 다 보내 급하게 뮌헨으로 돌아갔다. 뮌헨도 하나도 보지 못해 부랴부랴 10시가 다 된 밤에야 마리엔 광장으로 갈 수 있었다. 맥주의 고장인 독일이었지만 늦은 시간에 외국 남자들이 떼를 지어 다녀 무섭기도 하고 그 길로 그냥 호텔로 들어갔다. 다음 날 아침을 먹고 마리엔 광장으로 갔다. 뮌헨은 너무 큰 도시라 도보는 힘들 듯하다. 광장에 있는 신시청사 건물은 아침 11시에 건물 속에 있는 인형들이 춤을 춘다고 해서 기대를 하고 지켜보았는데 생각보다 별로였다. 그 다음 스위스 취리히
행 기차 탑승.
                                                                                                                                                                          


g. 스위스 (루채른, 인터라켄)

  취리히 도착, 루채른으로 향했다. 해가 질 때쯤 도착한 루채른.

  우선 내려서 호텔을 구해야 했다. 이미 벨기에에서 호텔 때문에 일정이 늦어진 우리로선 더 이상 호텔 문제로 시간은 지체할 수는 없었기에 호텔이 많이 늘어선 곳으로 향했다. 호텔은 많았는데 값이 만만치 않았다. 더욱이 프랑으로 계산을 해야 했기에 쉽지 않았다. 미리 예약이 되어 있던 "Tourist Hotel"을 찾기 위해 연락을 취했다. 날짜가 하루 늦춰졌기에 다시 한번 전화로 예약을 하고 찾기 시작했다. 의외로 쉽게 찾았다. 숙박비는 하루 일인당 33프랑(약 20유로) 아침식사는 대개 다른 곳처럼 빵인데 한쪽에 보면 김치와 양념간장과 쌀밥도 볼 수 있다. 일주일만에 먹는 김치에 아주 행복했던 기억이 난다. 그 호텔에는 한국인 지배인 아저씨가 계신다. 아저씨가 친절히 관광 코스를 설명해 주셔서 도움이 많이 되었고, 그 호텔 가까이에 커다란 슈퍼가 있다. 거기서 전기구이 통닭(10스위스 프랑)과 야채샐러드를 사 먹으면 좋다. 값도 저렴하다. 과일도 싸서 우리는 바나나와 딸기, 포도 등을 사 먹었다.

  이틀째는 루채른의 마을을 걸어 다녔다. 교통박물관에서 열기구 탔음(20스위스 프랑) 다리 아래로 흐르는 강물은 정말로 맑고 깨끗해 바닥이 훤히 다 드러나 보인다. 루채른에서 2박 후 인타라켄으로 떠났다.

 Tourist Hotel Luzern : (Tel)041-410 24 74

 

  12일 인터라켄으로 갔다. 융프라우호를 오르기 위해 표를 끊었다. 약 120스위스 프랑이 들었다. 운 좋게도 한국인들을 만나서 할인 티켓을 3장 얻어서 더 싸게 끊었고, 나는 유레일패스가 있어 조금의 할인을 받았다.  기차를 타고 산을 오르기란 여간 힘든 일이 아니었다. 정상에 도착했을 때는 눈으로 인해 눈이 너무 부셔서 눈을 제대로 뜰 수 없었고 고산병 증세가 있어 우리들의 입술 색이 파랗게 변했다. 내려오는 동안은 귀가 너무 따가웠다. 고막이 찢겨지는 줄 알았다. 왕복 5시간 정도 소요. 한번 가보면 좋은 곳이긴 하나 두 번은 못 갈 것 같다. 인터라켄에서 샹베리로 돌아왔다.                                                                     


h. 스페인(바르셀로나)

  5월 7일 저녁 7시 20분경 리옹으로 향하는 기차를 시작으로 총 네 번의 기차를 갈아타고 스페인 바르셀로나에 도착했다. 14시간이나 걸리는 대장정의 시간이었다. 패스가 있기에 따로 돈은 안 들었고 예약을 하면 편하게 갈 수 있는 방법도 있었으나 30유로 가까이 들었고 체력이 국력이라고 외치며 우리는 돈 안들이고 힘든 방법을 택한 것이다. 좌석이 예약이 되어 있지 않아 우리들은 그냥 기차 바닥에 앉아서 가야만 했다.(스페인으로 향하는 사람들이 너무 많았기에...) 그렇게 몇 시간씩 기차를 기다리고 또 기차 복도에서 앉아서 가기를 3번... 드디어 아침 9시경 바르셀로나에 도착했다. 그날 따라 비가 추적추적 내려 우산을 쓰고 다니고 바람도 쌩쌩 불어서 아주 추운 날씨였던 것으로 기억한다.

  낮에는 민박집 아저씨가 가르쳐 주신 코스대로 움직였고 (거의 가우디의 건축물만 보았다.) 저녁은 아저씨가 미리 터를 닦아놓으신 레스토랑에서 스페인의 음식 “paella (홍합, 오징어, 새우 같은 해물이 들어있는 짭짜름한 해물 볶음밥)"를 먹고 즉석에서 플라맹고를 관람했다. 밤 12시가 다 되어서야 끝이 났다. 환상적인 밤이었다. 해물볶음밥은 6유로, 플라맹고는 28유로...

  이틀째는 구엘 공원으로 가서 건축학자 가우디의 많은 건축물들과 소품( ) 등을 감상했다. 정말!!! 이 바르셀로나는 가우디 덕분에 먹고산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가우디의 작품이 많았다. 100년 전부터 지금까지도 짓고 있는 뾰족뾰족 “성가족 교회”는 실로 놀라웠지만 사람들이 많은 관계로 그냥 밖에서 구경만 했다. 구엘 공원에 가기 전, 작은 레스토랑에서 '오늘의 메뉴‘를 먹었다. 전식으로 어제 먹었던 “paella"를 먹고 주 요리로 참치를 먹고 후식으로 아이스크림을 먹었는데 일인당 6.61유로가 들었다(콜라 포함). 박물관이나 가우디의 작품은 대체로 8유로에서 10유로 가까이 드는데 비해 음식은 정말로 싼 편이다.

  스페인은 다른 나라들에 비해 패스트푸드 점이 많았다. 우리 나라에서 볼 수 있는 음식점이 거의 다 있었다.

  렘브란트 거리에는 각종 애완동물과 꽃시장이 있었다.

  그 후 우리는 일종의 스페인의 민속촌 같은 스페인 마을로 갔다. 가 볼만한 곳이었고 학생 할인으로 4.5유로 정도를 낸 것 같다.(일반인은 7유로로 기억됨) 저녁에는 그 유명한 분수 쇼를 관람했다. 아주 웅장하고 현란한 분수 쇼에 모두들 넋을 잃고 쳐다보았다. 비가 너무 많이 내려 비를 맞으며 구경했지만 정말 멋진 분수 쇼였다.

* 쉼터(바르셀로나) : 한인 민박. 하루 15유로. 아침 한식 제공, 그다지 추천하고 싶지 않음 


i. 니스

  5월 19일 우리 학생 12명이 함께 한 여행.

  새벽 5시22분 기차였는데 우리 방은 새벽 3시부터 일어나 준비를 마치고 아침을 먹은 뒤 기차역으로 향했다. 가는 도중 우리 방의 한 친구가 패스를 안 들고 온 것을 알고 다시 호텔로 돌아갔다. 올 때까지 우리 방은 기다리고 있었고 다른 방 친구들은 빨리 오라고 말하면서 기차역을 향했다. 친구가 돌아 왔을 때는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 22분에 출발하는 가치인데 시간은 10분이 넘어가고 있었다. 그 다음부터 우리는 죽을 힘을 다해 뛰어야만 했다. 그렇게 뛰어 우리는 7분만에 역에 도착했다. 힘겹게 뛰어 도착한 역에서 시각은 5시 20분이 넘어가고 있었고 마침 기차를 찾았다. 먼저 간 친구들이 기차를 잡고 있었다.(후에 들은 말로는 친구들은 조금만 기다려 달라고 했고 역장 아저씨는 내리던지 타던지 하라고 서로 실랑이를 벌이고 있었다고 한다. 그렇게 우리는 기차를 탔고 발랑스 역에 하차. TGV를 타고 니스로 향했다. 프랑스에서 처음으로 보는 푸른 바다. 몇 개월만에 보는 바다인가! 설레임을 가득 안고 니스 역에서 내렸다. 우선 12명이나 되는 대 인원들이라 숙소를 잡는 일이 급선무였고 우리들은 흩어져서 숙소를 찾기 시작했다. 역 앞에 호텔이 아주 많이 있다. 성수기가 아니었는지 많은 호텔들이 비어있었다. 역에 가까울수록 호텔비용은 싸고 바닷가에 가까울수록 비싸다고 한다. 다행히 싼 유스호스텔을 찾아 일인당 15유로 정도(시설은 별로였다. 조금 괜찮은 별 두 개짜리 호텔은 23유로에서 30유로 사이)를 내고 하루를 보냈다. 날씨가 아주 좋고 더워서 물놀이하기에 제격이었다. 모두들 옷을 갈아입고 바다로 향했다. 니스 바다는 흡사 우리 울산의 정자 바다와 비슷했다. 자갈돌에 거센 파도, 많은 사람들이 일광욕을 즐기고 있었는데 우리가 소란을 피워 가끔씩 사람들의 따가운 시선도 받았다. 물놀이에 지쳐 저녁은 숙소로 돌아와 씻고 케밥을 먹었다. 밤에 불꽃놀이도 있었고 관광지라 많은 가게들이 영업을 했다. 프랑스가 아닌 다른 나라에 온 기분이었다.

  다음 날은 가방을 꾸리고 칸느로 향했다. 마침 칸느영화제가 진행 중이라 많은 관광객들로 붐볐고 영화제 관계자들도 굉장히 많았다. 날씨가 무척 더웠는데 마땅히 들어가서 더위를 식힐 곳을 찾지 못해 그냥 한바퀴 돌고 역으로 가서 기차를 기다리다 샹베리로 돌아왔다.


j. 이탈리아(로마)

  5월 25일 0시가 넘은 시각 로마 테르미니 역으로 가는 couchette을 탔다. 다행히 좋아 보이는 노부부와 함께 같은 칸에서 잠을 청했다. 25일 아침 9시경 테르미니역에 도착, 미리 예약한 민박집을 찾기 위해 공중전화를 찾았다. 아주머니가 데리러 오셨고 쉽게 민박집에 갈 수 있었다. 세수를 하고 지도를 펼쳐 든 우리들은 걷기 시작했다. 첫째 날은 영화 “로마의 휴일”로 유명한 스페인 광장과 트레비 분수를 보았다. 그리고 트레비 분수 앞에 있는 유명한 아이스크림을 사먹었다.(중간 사이즈로 2.7유로) 그리고 해골 사원에 갔다. 정해진 요금은 없고 내고 싶은 만큼 내면 된다. 저녁은 피자를 먹었다.(피자 4분의 1조각 2.4유로, 콜라 2.5유로)

  둘째 날은 많은 광장들을 방문했고 그 유명한 콜로세움과(8유로) 개선문, 포로 로마노를 구경했다. 콜로세움 안은 그다지 볼 것이 없었다. 예전에 바닥에 깔려있던 나무판은 썩어서 없어지고 맹수들을 가두어 두던 미로의 벽만이 존재할 뿐이었다.  그리고 포로 로마노, 도통 어떻게 생겼던 것인지 알 수가 없었다. 고대 로마의 모습을 재현해 놓은 것이 없나 둘러봤지만 없었다. 가이드가 있다면 정말 좋았을 것이라 생각했다. 그래서 아직도 아쉬움이 남고 다시 한번 가보고 싶은 곳이 로마이다.

  셋째 날은 가이드 아저씨와 동행하여 바티칸 시국을 다녀왔다. 세상에서 가장 작은 나라 “바티칸”. 박물관(10유로, 국제 학생증이 있을 시에만 7유로)에 들어가는 것도 상당히 까다로웠다, 반바지나 소매가 없는 옷을 입고는 출입이 불가능하다. (꼭 참고 하시길...) 그 유명한 “최후의 심판”을 보았다. 가이드 아저씨의 설명으로 많은 것을 알 수 있었고 평소 박물관이나 미술관에 관심이 없던 우리에게 나름대로 흥미가 생겼다.

 

 그리고 간 곳은 “성베드로 대성당”(요금 없음) 그 곳엔 “피에타”가 있었다. 마리아의 양쪽 가슴에 예수의 얼굴이 새겨져 있다고 하는데 내겐 보이지 않았다. 그리고 이제까지 보아왔던 성당 중 가장 크고 가장 기억에 남는 성당이다. 로마의 전경을 보기 위해 베드로 대성당의 꼭대기로 올라갔다. (엘리베이터는 5유로, 계단으로 걸을 경우 4유로) 우리는 계단을 택했는데 정말정말 긴 계단이었다. 올라갈수록 점점 좁아지기 시작해 나중에는 머리가 다 빙빙 도는 느낌이었다. 그렇게 전경을 구경하고 내려와 기념사진을 찍고 돌아왔다. 점심은 가이드 아저씨가 주문한 김밥이었다.                                                    로마는 괜찮은 도시이다. 고대 유적지가 고스란히 보존되어 있고 도보로 다니기에도 좋은 곳이다. 조금만 걸어가다 보면 하나씩, 하나씩 나와서 쉴 틈이 생겼다.                                                                  

* 가이드와 함께 움직일 경우 비용은 18유로가 필요하다. 가이드 아저씨는 민박집으로 직접 방문해 일정을 가르쳐주신다.

* 외가집 : 한인민박(연변 아주머니 두 분이 하심), 인터넷 사용 가능, 아침 한식제공(많이 주시고 맛있음), 하루 18유로


k. 파리

  5월 29일부터 종착지인 파리에서 일주일을 묵었다. 계획상으로 29일 아침에 파리에 도착한 뒤, 30일은 몽셍미셀을, 31일은 르와르를 갈 생각이었다. 하지만 당일치기의 여행으로는 불가능하다는 것을 판단하고 포기하게 되었다. 더욱이 샹베리에서부터 무거운 짐은 끌고 온 상태라 기운은 빠질 때로 빠져 있었고 온몸이 쑤시고 아팠다. 민박집에 도착해서 잠시 아침을 간단히 먹고 우리는 파리 시내로 나갔다.

  제일 먼저 간 곳은 퐁피두센터와 레알 지구였다. 책에서는 휘황찬란하게 설명이 되어있지만 실제로 봤을 때는 그리 좋다는 느낌이 없었다. 그 다음으로 노틀담과 시떼 섬, 재판소 등을 방문했다. 하지만 몸이 너무나 지쳐있는 상태라 어떤 것도 흥미를 줄 순 없었다. 지친 몸을 이끌고 첫날은 그렇게 보냈다.

  둘째 날은 에펠탑과 그 일대를 거닐었다. 개선문과 샹젤리제거리, 튈르리 정원 콩코드 광장 등. 잘못된 판단으로 오랑지 카드를 끊지 않고 그냥 까르네를 사서 되도록이면 걸어야만 했다. 에펠탑은 정말로 컸고 말로 들은 것 보다 훨씬 좋았다. 생각보다 깨끗했다. 저 멀리서 사진을 한 장 찍고 맞은편에 있는 사이요궁에 가서 다시 한번 에펠탑을 바라보았다. 정말로 예쁘게 에펠탑이 한눈에 들어왔다. 그 날 밤 민박집 주인아저씨와 민박집에서 같이 묵고 있는 사람들과 한데 어울려 야경을 보러갔다. 바또 무슈를 타고 센 강 위를 건넜는데 너무 좋았다.

  그리고 다음 날은 루브르 박물관에 갔다. (요금은 7유로) 아침 일찍 서둘렀기에 우리는 줄을 서지 않고 입장할 수 있었다. 반나절을 박물관에서 보낸 뒤 점심으로는 중식, 일식 뷔페를 먹었다. 새로 생긴 듯한 그 레스토랑은 8.5유로로 맛도 있고 값도 저렴했다. 노틀담을 정면에서 바라보았을 때 오른쪽으로 다리를 건너 노틀담을 등지고 쭈욱 걸으면 보인다.

  점심을 먹은 뒤 몽마르트 언덕을 향했다. 햇볕이 쨍쨍 내리쬐어 아주 무더웠고 관광객들도 상당히 많았다.

  토요일은 민박집에서 가는 소풍에 동참했다. 방센느 숲이라고, 파리 시내에서 상당히 큰 공원이자 숲인 그곳에는 동물원, 놀이기구. 호수, 박물관 등이 있다. 많은 사람들이 나들이로 이곳을 찾는다. 토요일은 소풍 갔다 온 후 그대로 민박집에서 쉬었다.

  그리고 5일 째인 일요일은 오르세 미술관에 갔다. 일요일은 미술관이 무료라 요금을 내지 않았다. 루브르보다 볼 만한 그림들이 훨씬 많았다. 아는 그림이 많았기 때문인 것 같다. 그래서 만일 시간이 없어 택일해야 한다면 나는 오르세를 적극 추천한다. 점심으로 레스토랑에 가서 전식으로 에스까르고(달팽이)와 훈제 연어를 먹고 주 요리로 오리고기를 주문했다.(일인당 25유로 가까이 냈다.) 그런데 오리 고기가 익혀지지 않게 나오는 것이었다. 꾸역꾸역 눈을 딱 감고 먹었는데 그것이 그만 급체를 하게 만들어 그 날 밤은 약을 두 번이나 먹고 가만히 누워 잤다. 월요일은 간단한 쇼핑과 함께 오페라 주위를 다녔다. 화요일은 베르사이유 궁전에 갔다. 생각보다 볼 것이 많지 않다고 생각했다. 궁전을 많이 다닌 탓일까  특별한 것들이 눈에 들어오지 않았고 그 유명한 거울의 방도 실망만 컸을 뿐이다. 나폴레옹의 대관식을 그림 그림이 있었다. 루브르에서 보지 못한 것이라 자세히 봤다. 베르사이유는 가이드가 없는 A코스가 7.5유로, 정원이 3유로로 총 10.5유로가 들었다. 그리고 마지막 날인 수요일은 늦게까지 자다가 짐을 꾸리고 민박집 주인들과 점심도 같이 먹고 게임도 하다가 오페라 앞에서 공항버스를 타고 샤를르 드골 공항으로 향했고 무사히 한국으로 돌아왔다.

* 여인천하 : 젊은 부부가 운영하는 민박집으로 여자들만 갈 수 있다. 보통 민박집과는 다르게 아주 깔끔하다. 아침은 토스트, 저녁은 한식을 제공(아저씨가 직접 요리를 하심). 인터넷(홈페이지)에 소개가 아주 잘 되어있다. 하루 20유로

<김은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