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2년 여행기- 정 선 미 여행담
= PARIS =
3월 28일 나는 용정이와 PARIS 여행을 하게 되었다. 이 여행을 이 시기에 하게 된 데는 사연이 있다. 우리는 원래 수업이 다 끝나고 난 뒤 마지막으로 PARIS 여행을 하고 나서 5월 29일쯤 귀국할 생각이었다. 그러나 3월 7일쯤 대한항공에 전화를 해서 5월 29일 좌석을 예약하려고 하니, 자리가 하나도 없다는 것이었다. 월드컵 때문에 5월 26일부터 6월 4일까지는 비행기에 자리가 없다고 했다. 그래서 결국 우리는 5월 25일에 귀국을 하기로 예약을 하고 어쩔 수 없이 여행계획까지 바꾸게 되었다.
그러니까 프랑스에 오기 전 미리 여행계획을 꼼꼼하게 세우고, 프랑스에 도착하자마자 학교 일정에 맞춰 다시 한번 검토한 다음 한국으로 돌아갈 비행기부터 예약하는 것이 좋다.
우선 우리는 여기에서 만난 서경대 언니들에게 들은 ‘여인천하’라는 민박집에 예약을 했다. 파리 유일의 여성전용 민박집인 이곳은 주인 아저씨의 음식 솜씨가 아주 좋고, 주인 내외분 모두 친절하시고, 내부 시설도 깔끔하고 좋았다. 아직도 이곳 사람들과 연락하고 지낼 만큼 아주 신경을 많이 써주시고 좋으신 분들이다. 이곳에서 묵고 싶다면 인터넷 http://cafe.daum.net/pariswoman으로 들어가서 예약문의 게시판에 글을 남기면 된다. 예약은 여행하기 1~2개월 전에 미리 하는 것이 좋다. 그렇지 않으면 방이 없을지도 모른다.
3월 28일 CHAMBERY에서 새벽 6시 1분 기차를 타고 PARIS Lyon 역에 9시 1분에 도착해서 우리는 바로 민박집으로 가서 짐을 풀기로 했다. 역 지하에서 지하철을 타기 전 Information에서 Paris 지하철 노선도와 지도를 받아 두는 것이 좋다. 또 Paris여행은 거의 지하철을 타고 이루어지기 때문에 Carte Orange(일주일권)을 이용하면 좋은데, 우리가 도착한 목요일은 Carte Orange를 끊을 수 없는 요일이라서 우리는 그것을 사용할 수가 없었다. 그래서 10장짜리 Carnet를 사용했다. 그리고 Carte Orange를 만들려면 사진 한 장이 꼭 필요하니 한국에서 증명사진 여유분을 3~4장정도 들고 가는 것이 좋다. 증명사진은 학생증 만들 때, Carte 12~25를 만들 때 등 많이 필요하다. Carte 12~25는 프랑스 국내 여행을 할 때 유용한데, 그것이 있으면 프랑스 철도 SNCF 기차표를 25~50%정도 할인받을 수 있다.
Paris에 도착한 우리는 ‘여인천하’를 찾아 짐을 풀고 오후 12시쯤 사이요궁으로 갔다. 지하철을 타고 6호선 Passy역에 내려서 지나가는 사람에게 물어 사이요궁을 찾았다. 사이요궁은 에펠탑을 보기에 아주 좋은 곳이다. Passy역에 내려서 사이요궁을 찾는데 20분쯤 걸렸지만, Trocadero역에 내리면 금방이다. 에펠탑을 내 눈으로 보다니... 꿈만 같았다. 너무 멋졌다. 에펠탑을 보고 정원을 지나 오후 1시쯤 앵발리드로 향했다. 그곳에서 나폴레옹 무덤을 보고, 2시에 알렉산더 3세 다리를 지나 그랑팔레, 쁘띠팔레를 지나, 2시 30분 콩코드 광장에 도착하고 튈르리 공원을 구경했다. 2시 55분 마들렌 사원을 보고, 샹제리제 거리로 나왔다. Quick에서 늦은 점심식사를 하고, 샹제리제 거리 이곳저곳을 구경했다. 그 다음 샹제리제 거리 끝에 있는 개선문에 올랐다. Paris 시내 전경이 한 눈에 다 보였다. 다시 George V역에서 지하철을 타고 6시 30분 라데팡스에 도착했다. 높고, 현대적인 건물들이 많았고, 정말 신도시적인 모습이었다. 7시 20분 쯤 라데팡스를 떠나 8시 40분쯤 민박집에 도착했다. 라데팡스와 내가 묵었던 민박집은 거의 파리의 극과 극이었기 때문이다.
이튿날, 우리는 몽마르뜨 언덕 주변을 구경하기로 했다. 지하철 12호선 Abbesse 역에서 내려 엘리베이터를 타고 올라가서 30분 정도 헤맨 끝에 사크레 쾨르 성당을 찾을 수 있었다. 성당 내부가 아주 아름다웠다. 내가 보기엔 파리의 노트르담 성당보다 사크레 쾨르 성당이 더 아름다웠던 것 같다. 성당 내부와 밖 계단 아래로 내려가 파리 시내 전경을 둘러보고 내려왔다. 물랑루즈를 찾을 수 없어서 안타까웠다. 다시 지하철을 타고 8호선 Opera 역에 내려 오페라하우스를 보고, 맥도날드에서 점심을 먹었다. 이 맥도날드는 특이하게 화장실에 코드를 입력해야 들어갈 수 있었다. 그곳에서 무언가를 사먹어야 주는 영수증에 써있는 코드를 입력하고 화장실을 사용할 수 있는 것이다. 대부분 여행객들이 화장실을 가고 싶을 때는 맥도날드의 화장실을 이용한다고 들었다. 이런 것을 방지하기 위해 이런 방법을 쓰는 것 같다. 그래서 이곳의 화장실에는 사람이 별로 없었고 깨끗했다. 그러나 이런 장치가 없는 곳은 정말 더럽고, 사람도 아주 많아서 줄을 오래 서야 화장실을 이용할 수가 있었다. 그곳에서 나와 우리는 Printemps과 Galleries La Fayette백화점을 구경하고, 가족과 친구들의 선물을 샀다. 그리고 나서 우리는 퐁피두센타로 갔다. 그곳의 외관을 처음 봤을 때는 정말 색색의 수도관들이 다 밖으로 나와 있어서 보기에 조금 난잡해 보였지만, 안의 분위기는 조용하고, 사람들에게 많은 정보를 주는 곳이었다. 그리고 나서 우리는 포럼데알로 이동했다. 그곳도 쇼핑몰 같은 곳인데, 우리 나라의 동대문과 비슷한 곳이다. 그리고 나서 퐁뇌프다리로 갔다.
셋째 날, 우리는 루브르 박물관으로 향했다. 1호선 Palais Royal Musee du Louvre에서 내려 루브르 박물관 피라미드로 가서 줄을 섰다. 줄서서 기다리는데 30분 정도 걸렸다. 루브르 박물관을 다 보려면 시간이 많이 걸린다는 말을 듣고, 시간에 쫓기던 우리는 딱 몇 작품만 정해서 보기로 했다. 우리는 ‘민중을 이끄는 자유의 여신’→‘나폴레옹 대관식’→‘니케상’→‘모나리자’→‘밀로의 비너스’ 순으로 관람했다. 이렇게만 보는데도 3시간이 넘게 걸렸다. 특히 ‘모나리자’를 볼 때는 줄을 서서 복도를 지나가야 했다. ‘모나리자’의 인기는 아주 높았다. 점심식사를 하고 오르세 미술관으로 갔다. 오르세 미술관은 루브르 박물관보다 작아서 다 둘러볼 수 있었다. 그곳에서 나와 퐁뇌프 다리를 건너 시떼 섬으로 갔다. 노트르담 성당을 보고, 에펠탑 야경을 보기 위해 지하철을 타고 에펠탑으로 갔다. 조금 일찍 도착해서 해가 지기를 기다렸다. 서서히 해가 지가 시작했다. 에펠탑의 야경은 정말 멋졌다.
넷째 날 3월 31일, 썸머타임이 적용되는 날이다. 그래서 우리는 1시간을 손해봤다. 우리는 베르사유궁전에 가기로 하고 11시 30분쯤 민박집에서 나와 지하철을 타고 5호선 Gare d'Austerlitz 역에 내려서 RER C선으로 갈아탔다. 지하철을 잘못 타서 우리는 Versailles Chantiers 역에 내렸다. (Versailles-Rive Gauche 역에서 내리면 바로 베르사유 궁전이다.) 역에서 20분 정도 걸어서 베르사유 궁전에 도착했다. 줄이 아주 길었다. 2시간 정도 기다려서 드디어 궁전 안으로 들어갔다. 우리는 기본적인 것만 보는 A코스를 택했다. 내부를 둘러보고 정원 구경을 했다. 그리고 민박집으로 돌아왔다. 정말 아쉬움이 많이 남는 날이었다.
마지막날, 몽파르나스 타워로 갔다. 매일 패스트푸드만 먹었던 우리는 프랑스에 와서 처음으로 레스토랑을 가기로 했다. 몽파르나스 타워 주변엔 레스토랑들이 아주 많았다. 그 중에서 우리는 조금 저렴한 곳에 들어갔다. 친절한 직원을 만나 맛있는 식사를 끝내고 걸어서 뤽상부르 공원에 갔다. 유명한 공원답게 사람들이 아주 많았고, 거기서 운동하는 사람들도 많이 눈에 많이 띄었다. 그 곳에서 나와 팡테옹으로 갔다. 그리고 소르본대학으로 갔다. 생각했던 것 보다 너무 별로여서 실망을 많이 했다. 그 앞에 있는 분수가에 앉아 잠시 쉬다가 다시 몽파르나스로 돌아가면서 상점 구경을 했다. 그러나 부활절 휴일이어서 문닫은 상점이 많았다. 우리는 Montparnasse Bienvenue 역에서 Bastille로 가서 구경하고, 걸어서 Paris Lyon 역까지 갔다. 좀 기다리다가 저녁 7시 4분 기차를 타고 다시 샹베리로 내려왔다. 이렇게 우리의 Paris 여행은 끝이 났다.
* 총 경비 ⇒ 433.4 유로
- 지하철 표 : 22 유로
- 숙박비 : 80 유로 (1박에 20유로)
- 식비 : 43.72 유로
- 각종 입장권 : 12.8 유로 : 우리는 이 부분에서 돈을 좀 아꼈다. 나이를 속여 공짜로 들어갔기 때문.^^ 공짜로 들어간 곳은 앵발리드, 개선문, 오르세 미술관 등. 루브르 박물관과 베르사유 궁전은 여권 검사까지 철저하게 해서 힘들다.
- 기념품 및 선물 : 274.88 유로
= 스위스 =
4월 7일 나, 용정, 보현은 아침 일찍 스위스로 떠났다. 가기 전에 미리 스위스 왕복 기차 시간을 알아봤다. 새벽 6시 56분 샹베리를 출발해서 10분 후 Aix les Bains 역에서 내려 Geneve 행 기차로 바꿔 탔다. 우리는 Geneve, Bern을 거쳐 약 6시간만에 Luzern에 도착했다. 기차 안에서 본 스위스의 풍경은 너무나 아름다웠다. 스위스는 유로화를 쓰지 않기 때문에 우리는 도착하자마자 역구내에 있는 환전소에서 스위스 프랑으로 환전을 했다. 스위스에서 스와치 시계를 살 예정이었던 나는 300 유로를 환전했다. 당시 환율 1.42로 426 SFr(스위스 프랑)으로 바꾸었고, 수수료는 2 SFr을 받았다. 역구내에 있는 Information에서 지도를 받고 루체른 호로 갔다. 시원한 바람이 불고, 아주 멋졌다. Swiss Lion이라는 시계 가게에서 동생들에게 줄 시계를 샀다. 여기서 쇼핑 정보 하나! 스와치 시계는 무조건 스위스가 싸다고 생각하는데, 그건 아니다. 나 역시 그런 줄 알고 스위스에서 시계를 샀지만 파리 백화점에서 사는 것이 훨씬 싸다. 백화점에서는 10%할인 쿠폰을 사용할 수 있고, 일정 금액이 넘으면 면세 혜택까지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백화점 내 안내데스크에 가면 10% 할인 쿠폰을 받을 수 있다. 시계를 사고 빈사의 사자상으로 갔다. 정말 빈사의 사자상은 너무나 슬픈 얼굴을 하고 있었다. 옆에 있는 빙하공원도 들어갔다. 학생증을 보여주니 입장권 할인이 되었다. 다시 내려와 카펠교로 갔다.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목재다리라고 하는 카펠교는 1993년에 화재가 나서 일부 다시 지었다고 한다.
<그림 1)> 쉴튼호른 전경
우리는 루체른 관광을 끝내고, 인터라켄으로 갔다. 우리는 인터라켄에서 조금 더 먼 라우터브루넨에 밸리호스텔이라는 곳을 미리 예약해두었다. 그곳은 스위스인 노부부가 운영하는 곳인데, 두 분 모두 아주 친절했고, 한국인들 사이에서 아주 소문이 나있는 곳이었다. 여기저기 한국말로 안내가 되어있고, 직접 밥을 해 먹도록 되어있는 곳이었다. 역시 대부분 한국인들이었다. 그곳에서 하루 자고 다음 날 우리는 그곳에서 만난 아저씨의 충고로 예정했던 ‘융프라우요흐’ 대신 ‘쉴튼호른’에 오르기로 했다. 우리가 갔던 날은 날씨가 아주 흐리고 안개가 많이 껴서 앞을 제대로 볼 수 없어서 많이 아쉬웠다. 경치가 너무 아름다웠다. 스위스는 정말 추우니 옷을 두껍게 입고 가는 것이 좋다. 4월에 갔는데도 아주 추웠다. 너무나 아름다운 경치에 다음에 꼭 가족들과 함께 다시 와보고 싶었다.
* 총 경비 ⇒ 395.10 SFr = 약 278.24 유로
- 시계 : 260 SFr
- 빙하공원 입장료 : 7 SFr
- 쉴튼호른 등산열차 왕복 : 61.20 SFr
- 인터라켄↔라우터브루넨 : 9.80 SFr(이 기차는 패스를 이용할 수 없다.)
- 숙박비 : 21 SFr (1박)
- 식비 : 14.60 SFr
- 기념품(초코렛) : 21.50 SFr
= 이탈리아 =
9일 하루는 집에서 쉬고, 다시 4월 10일 우리는 이탈리아, 독일을 여행하기 위해 떠났다. 이탈리아는 소매치기들이 많다고 해서 우리는 만만의 준비를 하고 떠났다. 복대를 차는 것은 기본이고, 바지 주머니 속에 비밀주머니를 만들어서 독일에서 쓸 돈은 그곳에 넣어서 갔다. 하지만 생각만큼 그렇게 위험한 곳은 아니었다.
9일 밤 12시 22분 로마행 Couchette을 타고 아침 9시 57분 Roma Termini 역에 도착했다. 우리는 이번 여행을 하기 전에 미리 기차시간을 정하고 패스를 이용해 기차 예약을 했다. 유레일 패스 구입시 주는 시간표를 이용하고 옆에 ⓡ표시가 있는 것은 꼭 예약을 해야 한다. 특히 TGV나 Couchette 같은 경우에는 필수다. 별도의 예약비도 든다.
로마 역에서 우리는 샹베리에서 미처 할 수 없었던 베네치아→뮌헨 행 Couchette을 예약하고, 민박집을 찾았다. 우리가 미리 예약했던 ‘노랑바지’라는 민박집은 바티칸 부근이라 너무 멀어서 포기하고 ‘외가집’이라는 곳에 가기로 했다. 그래서 로마 역에서 ‘외가집’에 바로 전화를 했다. 이곳은 조선족 아주머니께서 운영하시는 곳으로 아주머니의 음식 맛이 아주 좋다. 이곳을 이용하려면 인터넷 http://cafe.daum.net/oegajib이나 전화로 예약하면 되고, 전화번호는 이탈리아에서는 06-445-5786 이고, 다른 나라에서는 0039-6-445-5786으로 전화를 하면 된다. 테르미니 역에서 전화를 하면 바로 픽업을 나온다.
<그림 2)> 트레비 분수
민박집에 가서 짐을 풀고, 민박집에서 지도 하나를 받아서 여행을 시작했다. 우선 산타마리아 마조레 교회에 갔다가 옆에 있는 ⓘ에서 지도를 더 받고 테르메 디 디오클레치아노(TERME DI DIOCLEZIANO)를 찾아갔다. 최대 공중 목욕탕이었다고 하나, 그 자리에 성당이 생겨서 제대로 볼 수 없어서 아쉬웠다. 공화국 광장을 지나 스페인 광장으로 갔다. 계단에 앉아 미리 준비해 간 빵과 콜라를 먹었다. 스페인 계단 앞 거리에는 우리에게 많이 알려진 명품 상점들이 많이 있다. 구경 좀 하다가 우리는 시간에 쫓겨 서둘러 트레비 분수로 갔다. 생각했던 것 보단 별로였다. 분수 앞 공간이 너무 작고, 사람이 너무 많았다. 그래서 동전도 제대로 던져 볼 수 없었다. 트레비 분수 옆 젤라테리아 아이스크림 가게에서 아이스크림을 사먹었다. 거기 일하는 사람이 한국말을 너무 잘 했다. 그리고 로마에는 한국말 잘하는 장사꾼들이 많았다. 아이스크림을 먹고 우리는 판테옹으로 이동했다. 겉모습은 정말 오래되어 보였다. 하지만 , 안에 있는 의자들이 너무 현대적이라 옥의 티였다. 판테옹을 쭉 둘러보고 우리는 나보나 광장을 보고 베네치아 광장으로 갔다. 포리 임페리얼리 거리를 따라 가다가 포로 로마노에 들어갔다. 정말 너무 멋졌다. 고대 로마의 모습을 한 눈에 볼 수 있는 곳이었다. 그리고 그 곳은 입장료도 없으니 꼭 가보기 바란다.
그 거리를 따라 쭉 내려와 콜로세움으로 갔다. 수요일이라 일찍 문닫는 줄 알고 못 들어갔다. 콘스탄티노 개선문을 지나 Via di Gregorio 거리를 따라 산타마리아 인 코스메틴 교회 안에 있는 진실의 입을 보러 갔다. 공사중이라 가까이에서 볼 수도 없었고, 진실의 입안에 손도 집어넣어 볼 수 없어서 아쉬웠다.
둘째 날, 4월 11일. 우리는 나폴리로 갔다. 8시 10분 나폴리행 기차를 타고 10시에 도착했다. 카스텔 누오보 (Castel Nuovo)에 들어가서 나폴리 항구와 나폴리 시내 전경을 둘러보고, 왕궁 Palazzo Reale을 지나서 산 카를로 가극장 Teatro San Carlo을 지나 플레비시토 광장 Piazza del Plebescito 에 갔다. 산 프란체스코 디 피올라 교회에 갔다가 나폴리에 왔으니 피자는 먹어봐야 한다는 생각에 피자집을 찾았다. 특이한 피자를 먹고 Corso Umberto I 거리를 따라 다시 나폴리 역으로 돌아가 2시 41분 로마행 기차를 탔다. 원래는 폼페이 화산을 갈 생각이었으나 어제 바티칸 시국을 보지 못한 관계로 다시 로마로 돌아와야만 했다. 로마역에서 지하철을 타고 바티칸 시국으로 갔다. 지하철 A선 Ottaviano역에서 하차해서 산 피에트로 광장 Piazza di San Pietro로 갔다. 저녁에 도착해서 바티칸 박물관을 볼 수 없어서 너무 아쉬웠다. 그 다음에 Castel Sant'Angelo로 갔다. 셀프서비스 레스토랑에서 저녁을 먹고 다시 지하철을 타고 민박집을 왔다. 바티칸에서 로마로 오는 지하철 안에서 그 동안 여행하면서 메모하던 수첩을 잃어버렸다. 그래서 적어놓은 정보를 많이 잃어버렸다.
너무 아쉬운 로마 여행을 한 것 같다. 차라리 나폴리를 가지 말고, 바티칸 시국을 자세하게 보는 건데 말이다. 이탈리아 여행을 한다면 로마에 최대한 많은 시간을 투자하는 것이 좋을 것이다. 처음에 로마에 도착했을 땐 프랑스보다 너무 더럽고, 좁은 도시에 사람, 관광객이 너무 많아 첫인상이 별로였지만, 도시 곳곳이 다 유적지라는 생각이 드는 곳이었다. 로마도 다시 한번 꼭 가고 싶은 곳이다.
셋째 날, 4월 12일. 우리는 베네치아로 향했다. 베네치아에 가기 위해 역에서 기차를 기다리다가 어떤 한국인 아저씨 한 분을 만났다. 민박집을 운영하시는 분 같았는데, 그 분 말씀을 들어보니 우리가 로마 여행을 너무 제대로 못한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정말 기회가 된다면 다시 한번 여행해 보고 싶다. 오후 2시 45분 Venezia S. Lucia 역에 도착했다. 도착하자마자 비가 오기 시작했다. 베네치아는 도시 전체가 물로 둘러싸여 있는 도시다. 베네치아를 돌아다니는 내내 비가 오고 바람이 많이 불어 아주 추웠다. 베네치아의 주요 교통수단인 바포레토 표를 끊고, 베네치아 역에서 약 1시간 후에 두칼레 궁전에 도착했다. 탄식의 다리도 보고, 산마르코 광장에는 비둘기들이 아주 많았다. 그리고 산마르코 사원 내부를 구경하고, 광장 주변에 있는 상점에 들러 유리 세공품을 구경했다. 너무 예뻤다. 그리고 우리는 다시 리알토 다리로 갔다. 리알토 다리는 생각보다 별로였다. 사진보다 더 좋은 곳도 있지만, 실제로 가면 실망하는 곳도 많이 있었다. 산로코학교에 갔다. 다시 바포레토를 타고 아카데미아로 갔다. 아카데미아 목재다리는 아주 멋있었다. 다시 베네치아 역으로 와서 저녁을 먹고 내일 먹을 빵도 미리 샀다. 베네치아는 지도보고 길 찾기가 너무 힘들다. 완전 미로다. 정말 그냥 바다에 집들이 떠있는 것 같다. 이곳의 자가용은 아무래도 배인 듯 싶다. 베네치아의 유리제품과 가면은 너무 예뻤다. 가격이 좀 비싸긴 했지만... 그리고 바포레토 표를 구입할 때는 3명 이상인 경우 패밀리로 사면 더 싸게 구입할 수 있다. 날씨가 좋았으면 훨씬 더 아름다웠을 거라는 생각이 든다. 이번 우리의 여행과 날씨의 악연은 여기서부터 시작이었나 보다. 베네치아에서 뮌헨으로 가는 Couchette에서 같은 칸을 쓰는 사람들이 다 여자라서 다행이었다. 기차 안에서 자는 데 너무 추웠다. 그리고 우리는 프랑스, 스위스, 이탈리아, 독일, 스페인 5개국에서 사용 가능한 유로 패스를 썼는데, 베네치아에서 뮌헨으로 갈 때 오스트리아를 경유한다며, 오스트리아 경유비까지 내야 했다.
* 총 경비 ⇒ 105.81 유로
- 베네치아 → 뮌헨 기차표 예약 : 13.50 유로
- 화장실 : 1.04 유로
- 숙박비 : 36 유로 (1박에 18 유로)
- 식비 : 25.3 유로
- 교통비(지하철, 바포레토) : 9.29 유로
- 카스텔 누오보 입장료 : 3.30 유로
- 짐 보관 : 2.58 유로
- 오스트리아 경유비 : 14.80 유로
= 독일 =
4월 13일. 뮌헨역에 도착해서 화장실에 가서 우선 씻었다. 뮌헨 역의 화장실이 0.80 유로로 가장 비쌌다. 기계 안에 동전을 넣고 들어가는 곳이었는데, 동전이 없어서 못 들어가고 밖에 서 있으니까 어느 친절한 아주머니께서 0.80 유로를 주셨다. 뮌헨에 도착해서 우리는 싸다고 소문난 ALDI라는 슈퍼를 찾아 이것저것 먹을 것을 샀다. 정말 무지 쌌다.
8시 51분 퓌센으로 가는 기차를 탔다. 10시 57분 퓌센에 도착해서 코인락커에 짐을 넣고, 퓌센 역에서 노인슈반스타인 입구까지 버스를 타고 갔다. 입구에서 산까지 또 버스를 갈아탔다. 디즈니랜드의 모형이 되었다는 노인슈반스타인 성을 보기 위해 산까지 올라갔지만, 날씨가 흐리고 안개가 자욱하게 끼어 성의 모습조차 하나도 볼 수가 없었다. 정말 너무 아쉬웠다. 다시 뮌헨으로 돌아왔다. 퓌센에서 뮌헨으로 가는 기차는 두 시간에 한 대가 있다. 기차시간을 잘 맞추는 것이 좋을 것이다. 뮌헨 역에 와서 우리는 다시 하이델베르크로 떠났다. 하이델베르크에서 외국인에게 길을 물어 비스마르크 광장으로 가는 버스를 타고 그곳에서 내려 Haupt 거리를 따라 걸어서 미리 예약한 ‘한국관’이라는 민박집을 찾았다. 식당도 같이 하는 집이라 아주 바빠 보였고, 주인 아주머니가 불친절해 보였다. 우리는 짐만 놔두고 바로 나와서 유명한 ‘붉은 황소’라는 술집에 갔다. 맥주 한 잔과 소시지를 시켰는데, 소시지가 너무 느끼했다. 단지 경험에 그치고 말았다. 민박집은 시설도 좋고 아주 컸는데, 묵는 사람이 우리밖에 없어서 좀 무서웠다.
14일 아침, 주인 아주머니의 어제와는 다른 모습을 보았다. 어제는 너무 불친절해 보였는데, 그게 아니었다. 아주 따뜻한 분이셨고, 든든하게 아침을 잘 먹고 가다가 마시라며 보리차도 두 병이나 싸주셨다. 일단 민박집에 짐을 맡겨놓고 하이델베르크성에 올라갔다. 그곳에서 내려다보는 시가지의 모습이 아름다웠다. 세계에서 가장 크다는 술통도 구경하고, 다시 내려와서 가방을 찾아서 칼테오도르 다리로 갔다. 공사중이라 별로였지만, 다리 위에서 본 하이델베르크 성은 아주 멋졌다. 학생감옥도 갔지만, 여행책자 속의 모습은 찾기가 힘들었다. 다시 42번 버스를 타고 하이델베르크 역으로 갔다. Waiting Room이 없어서 맥도날드에서 점심을 먹고 프랑크푸르트로 가는 기차를 기다렸다. 하이델베르크에서 프랑스로 넘어가는 <그림 3)> 뢰머 광장
기차가 바로 없어서 프랑크푸르트를 잠깐 들른다는 생각으로 갔다. 하지만 알고 보니 프랑크푸르트에서 출발한 기차가 하이델베르크를 거쳐서 가는 것이 아닌가 무조건 유레일패스에 나온 책자만 믿어선 안 된다.
아무튼 프랑크푸르트에 도착했다. 여행 막바지에 이르니 너무 힘들었다. 용정이는 다리가 너무 아파서 쉬기로 하고 보현이랑 프랑크푸르트를 조금 둘러보기로 했다. 뢰머광장에 갔다. 집들이 아주 예뻤다. 한국인들도 아주 많았다. 시간을 때우기 위해 역내 상점들을 둘러봤다.
독일의 전체적인 느낌은 아주 깔끔했다. 그리고 독일은 물가가 조금 싼 편이란 생각이 들었다. 버거킹이나 맥도날드같은 패스트 푸드점의 화장실 앞에는 이상한 사람이 앉아있는데, 돈을 내야만 화장실에 들어갈 수 있다고 착각할 수가 있다. 들어 갈려고 하면 뭐라고 하는데, 그냥 무시하고 들어가면 된다.
오후 5시 41분 기차를 타고 스트라스부르그로 갔다. 기차가 10분 정도 연착하는 바람에 하마터면 기차를 놓칠 뻔했다. 하지만, 다행이었다. 스트라스부르그에서 디종으로 가서 다시 샹베리로 가는 기차를 갈아탔다. 집으로 돌아가려니까 며칠동안 흐렸던 하늘에 태양이 나왔다. 정말 날씨가 여행에 많은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절실히 깨달은 여행이었다.
* 총 경비 ⇒ 52.08 유로
- 화장실 : 0.50 유로
- 식비 : 22.58 유로
- 교통비 : 9 유로
- 숙박비 : 20 유로
<그림 4)> 공중목욕탕
= 프랑스 ARLES =
4월 20일 나는 아를에 갔다. 아침 7시 25분 샹베리에서 출발해서 Valence Ville에서 갈아타고 아를에 오후 12시 10분에 도착했다. 역구내에 있는 ⓘ에서 지도를 받고, 제일 먼저 고대경기장(로마투기장) Amphitheatre에 갔다. 공사 중이어서 제대로 볼 수가 없었다. 그 앞에 있는 피자집에서 점심을 먹고, 고대극장Theatre Antique에 갔다. 조금 현대식으로 바꾸어 놓아서 고대로마의 분위기를 느낄 수 없었다. 생 트로핌 교회Eglise Saint Trophime에 갔다가 고대포럼 지하회랑 Les Cryptoportiques du Forum으로 갔다. 이곳은 지도를 보고 찾기고 조금 힘들어 경찰에게 물어봤다. 정말 으시시한 곳이었다. 금방이라도 귀신이 튀어나올 것 같은 분위기였다. 아주 이색적인 경험을 할 수 있었다. 그곳에서 나와 공중목욕탕 Thermes de Constantin 으로 갔다. 로마에서 공중목욕탕을 볼 수 없어서 아쉬웠는데, 아를에서 볼 수 있게 돼 기뻤다. 론 강변을 걸어 다시 역으로 돌아가는데, 강 바람이 아주 세게 불어서 정신이 없었다. 론 강 아주 크고 예뻤다. 조금 역겨운 냄새가 나긴 했지만... 아를은 로마의 축소판이긴 했지만 역시 로마가 훨씬 나았다. 샹베리로 돌아오는 길에 또 Vallence Ville에서 갈아타게 됐다. 시간 여유가 좀 있어 시내를 둘러봤다. 역에서 죽 걸어나오면 아주 큰 공원이 있는데, 너무 예뻤다. 내가 지금까지 본 공원 중에 가장 아름다웠던 것 같다.
* 총 경비 ⇒ 16.30 유로
- 식비 : 11.55 유로
- 고대포럼 지하회랑 : 2.60 유로
- 공중목욕탕 : 2.20 유로
= 프랑스 NICE =
이 곳은 그냥 친구들과 엠티라 생각하고 단지 놀기 위해 간 곳이라 여행이라고 하기는 좀 그래서 안 적으려고 했지만 니스에서 돌아오던 길에 겪은 감동적인 일이 있어 적는다.
다른 아이들은 1박을 하고 오기로 하고, 나와 용정이는 몸이 안 좋아서 바로 와버렸다. 그런데, 니스에서 샹베리로 돌아오던 길에 Vallence TGV 역에서 기차를 갈아타야 했는데, 니스에서 기차가 연착해서 Vallence TGV 역에서 우리는 갈아타야 할 기차를 놓쳐버렸다. 그래서 어떻게 해야하냐고 SNCF 직원에게 물어봤다. 우리말고도 그런 사람이 15명 정도 되어 보였다. 우리는 Vallence에서 하루를 묵어야하나 하고 걱정하고 있었는데, 우선 Grenoble까지 가는 기차를 타라는 것이었다. 그리고 그곳에 내리면 버스가 있을 거라는 말을 했다. 우리는 기차를 탔고 Grenoble에 내리니, 버스는커녕 아무 것도 없는 것이었다. 어떻게 해야할까 걱정을 하며 코코아한잔을 마시고 있었는데, 드디어 버스가 왔다는 것이었다. 역 밖으로 나가보니, ‘CHAMBERY TOURISM'이라는 글자가 써진 버스가 와 있는 것이었다. 그 버스를 보는 순간 너무 감동적이었다. 기차를 놓친 사람을 위해 샹베리시에서 버스까지 보내주다니... 정말 프랑스라는 나라의 따뜻한 면을 한눈에 볼 수 있는 감동적인 사건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