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대학교 | 프랑스어·프랑스학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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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학습 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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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2년 여행기- 정정복
작성자 이** 작성일 2011-05-17 조회수 1253
02년 여행기- 정 정 복


여행기


  수업을 마치고 제대로 여행을 다니진 못했다. 배낭여행객들처럼 한달 정도를 여행만 계속 하기에는 준비도 되지 않았고 짐들이 너무 많아서 엄두도 내지 못했다. 다행히 학교 다니면서 주말을 이용해 프랑스 국내에 가보고 싶었던 곳들을 몇 군데 다녀왔고 부활절 방학이라 해서 1주일 정도 시간이 있었다. 그래서 4월 6일부터 13일까지 7박 8일 동안의 여행일정을 잡았다. 샹베리에서 로마로 가는 쿠셋을 이용하려고 했는데 3월말쯤에 이미 예약이 끝난 상황이었다. 계획을 약간 수정하여 제네바에서 로마로 가기로 하였다. 샹베리에서 제네바는 1시간반 정도면 갈 수 있는 가까운 곳이다. 여행 내용을 대충 살펴보자면,

  4월 6일 샹베리에서 제네바로 가는 기차를 오전 10시 12분에 타서 12시 15분에 도착. 그날 저녁 9시18분 기차를 타고 로마에 다음날 아침 9시 35분에 도착하였다. 로마의 한인 민박집에서 하루를 묵은 다음 8일 아침 7시 7분 기차를 타고 오전 10시 2분에 피사에 도착하였다.

 

오후 1시 18분에 피사에서 베네치아로 가는 기차를 타서 오후 5시 27분에 도착. 베네치아에서 숙소를 잡고 다음날 9일 저녁8시 46분 오스트리아 빈으로 가는 기차를 타서 10일 아침 6시 27분에 빈에 도착. 빈에서 1박을 하고 다음날 11일 빈에서 뮌헨으로 가는 기차를 아침 7시 16분에 타서 12시 20분에 도착하였다. 뮌헨에서는 거의 잠시 들르는 정도였다. 4시 25분에 다시 오스트리아 짤스부르크로 가기 위해 기차를 타서 5시 55분에 도착하였다. 뮌헨과 짤스부르크는 한 나라 안의 도시를 다니는 것처럼 가까운 거리였다. 짤스부르크에서 1박을 하고 13일 0시 39분에 기차를 타고 새벽 6시 27분에 쮜리히에 도착하였다. 쮜리히에서 오후 3시 7분 기차를 타고 제네바에 저녁 6시 16분에 도착. 곧바로 6시 45분 기차를 타고 샹베리로 돌아오니 저녁 8시 10분이었다.  이곳을 자세하게 보기에는 아무래도 시간도 짧고 무리가 많았다. 시간과 돈을 좀 더 절약하기 위해서 쿠셋을 가능한 이용을 많이 하였다. 세 밤을 쿠셋에서 잤고, 로마와 빈에서는 민박집을 이용하였고, 짤스부르크와 베네치아에서는 별 두개짜리 호텔에서 묵었다. 유럽여행의 큰 장점은 철도로 국경을 쉽게 넘나들 수 있다는 점이다. 유로 패스를 사용하였기 때문에 쿠셋을 이용할 때에는 예약금만 내면 되었고, 그 외 기차를 이용할 때에는 그냥 패스를 보여주면 된다. 지하철을 이용할 때에는 1일권을 주로 끊어서 사용하였다. 매번 지하철을 탈 때마다 표를 구입하지 않아도 되는 장점이 있기 때문이다.  먼저 어느 도시를 가든 i에 가서 지도를 얻어서 어디서부터 돌아볼지 잘 생각해서 하는 것이 좋다. 민박집에서 묵을 때는 아침, 저녁식사가 대부분 포함되어 있기 때문에 오후에는 주로 샌드위치나 빵으로 점심을 해결하였다. 쿠셋을 이용하면 아침식사는 기차에서 주거나 기차역 안의 레스토랑에서 공짜로 해결할 수 있다. 그 외에는 주로 패스트푸드점에 가서 저녁을 해결하고 오렌지나 바나나 등 과일을 사먹었다. 여행하면서 엽서나 기념이 될 만한 아주 작은 것만 샀기 때문에 숙소나 식비 이외에는 돈이 거의 들지 않았다. 나는 개인적으로 독일과 오스트리아가 너무 좋았다. 독일은 잠시 들리는 수준이라 제대로 보지 못한 점도 있었고 평소 독일에 대한 이미지가 좋지 않았었는데 독일에 가보니 생각이 달라졌다. 오스트리아의 수도 빈과 짤스부르크는 정말 다시 가고 싶다. 빈에서는 비가 오고 날씨도 너무 추워서 제대로 보지 못했는데, 짤스부르크에서는 정말 열심히 돌아다녔고, 가고 싶었던 곳은 거의 다 간 것 같았다. 그리고 특히 짤스부르크에서는 여행객들을 위해서 카드 를 파는데 19유로 정도에 판다. 그것으로 웬만한 박물관과 관광명소에는 표를 살 필요 없이 공짜이기 때문에 훨씬 이득이 되었다. 단 24시간 동안만 사용할 수 있다는 제약이 따르긴 한다. 그리고 다른 큰 도시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한글판 지도가 있어서 너무 좋았다. 여행책자에서도 소개되지 않은 부분들에 대해서는 모르고 볼 수밖에 없었는데 한글로 소개되어 있어서 너무 좋았다. 그리고 이탈리아의 베네치아에서는 교통수단이 수상으로 해야하기 때문에 바포레또라는 수상버스를 탔는데 특별한 경험이었다. 또 하나, 책자에 자주 나오는 비뚤어진 피사의 사탑을 보면서 신기할 뿐이었다. 로마에서의 트레비 분수 또한 너무나 아름다웠다. 여행하면서 우리 나라도 아니고 말도 통하지 않는 곳이라 처음엔 긴장을 아주 많이 하였었는데 몇 가지 주의만 하면 별 어려움은 없을 것이다. 그리고 길을 못 찾아서 헤맬 경우 물어보면 그냥 지나가는 사람은 거의 없다. 어떻게든 도움을 주기 때문에 주저 없이 물어보는 것이 좋을 것이다. 하지만 그 외 외국인들에게 도움을 요청하지도 않았는데 먼저 다가와서 호의를 보이는 경우는 피하는 것이 좋다. 로마의 콜로세움을 보러 갔을 때 중세기사 복장을 한 이탈리아 남자 두 명이 한국말을 아주 자연스럽게 하면서 사진을 찍어 주겠다고 하였다. 우리는 한국말을 너무 잘하고 친절하여 아무런 의심 없이 사진을 찍어준다 길래 고맙다는 말과 함께 찍었는데 자기들이 찍어줬으니 돈을 내라고 하는 거였다. 여행책자에서 조심하라는 말을 들었었는데 막상 당하고 나니 어이가 없었다.

  그 이후로 괜히 말을 거는 외국인들을 쳐다보지도 않았다. 파리에도 샹젤리제 거리에 가면 한국사람에게 루이 비통 아르바이트를 하라며 얘기하는 사람들이 정말 많다. 괜한 애국심을 들먹거리면서... 그런 사람들과도 마주치지 않는 것이 좋을 것이다.

  5월에는 8일부터 12일까지 4박 5일 동안 파리를 다녀왔다. 파리에는 수많은 민박집들이 있는데 어떤 곳에서 머물지가 중요한 문제였다. 그곳에서 머물고 온 사람들의 추천을 통해서 4월쯤에 예약을 하였다. 여자만 된다는 것이 큰 장점으로 생각되었다. 샹베리에서 파리까지 TGV를 이용했는데 3시간이면 도착하였다. 기차 안에서는 크게 흔들림을 느끼지 못했었는데 귀가 멍한 것을 보면 빠른 것 같다는 생각을 하였다. TGV를 이용할 때 반드시 예약을 하도록 표기되어있는데 예약을 하지 않고 그냥 탑승하는 프랑스인 들을 많이 보았다. 파리 리용역에서 내려 파리 시내지도를 얻은 다음 오랑쥐 카드를 끊었다. 아무래도 지하철을 많이 이용할 것인데 10장 묶음 까르넷을 사는 것보다는 경제적일 것 같아서이다. 실제로도 많은 여행객들은 오랑쥐 카드를 대부분 끊었다.

  처음 본 것은 에펠탑이었다. 지하철에서 내리면 샤이요궁이 보이는데 그곳에서 서서 보면 저 멀리 에펠탑이 보였다. 정말 입을 다물지 못했었다. 루브르 박물관은 9시에 개장하는데 보통 그전부터 많은 사람들이 줄을 서서 기다리고 있다. 9시 반쯤에 도착했는데 정말 줄이 끝이 보이지 않을 정도였다. 시간이 좀더 지날수록 줄은 더 길어져갔다. 1시간 반정도 기다려서 유리피라미드 안으로 들어갔는데 장난이 아니었다. 그곳에서 표를 끊어야하는데 1시간은 넘게 기다린 것 같았다. 겨우 표를 끊어서 들어가는데 그때 시간이 아마 12시도 한참 지나서였을 것이다. 너무 많은 유물들이 전시되어 있기 때문에 하루 안에는 아무도 다 볼 수 없을 것이다. 몇 군데로 나뉘어져 있기 때문에 보고 싶은 곳을 선택해서 봐야한다. 프랑스 박물관이지만 전시되어 있는 것들은 대부분 외국에서 강탈하여 온 것들이었다. 대표적인 모나리자와 비너스상, 피라미드, 나폴레옹 대관식 등을 볼 수 있었다. 너무 큰 박물관 안에 프랑스 것은 몇 개 되지 않을거란 생각이 드니 너무 괘씸했다. 한편으로는 그것을 이용하여 많은 돈을 번다는 것이 부럽다는 생각도 많이 하였다. 몽마르뜨 언덕, 뽕뇌프, 노틀담 사원, 개선문, 샹젤리제 거리, 여러 멋진 공원들, 그리고 밤에 다시 찾아간 에펠탑, 꼭대기까지 올라갔었는데 정말 잊을 수가 없다. 에펠탑은 야경을 봐야한다고 강조했던 말들이 실감났었다. 파리 여행 마지막 날 갔던 베르사유 역시 잊을 수 없을 것 같다. 루이 14세의 절대왕정시대를 그대로 보여주는 듯한 웅장한 건물과 내부 구조는 정말 놀라웠다. 거울의 방과 왕비의 침실 등 정말 화려하였다. 그리고 빼놓을 수 없는 정원은 따로 돈을 내야했는데 정말 왜 그런지 알 것 같았다. 정원이라 하기에는 너무 컸다. 군데군데 분수들이 있고, 큰 호수도 있었다.

          

  파리는 서울보다 훨씬 면적이 작은 곳인데 4박 5일 동안 여유 없이 봐도 부족하였다. 파리에서 좋은 모습만 본 것은 아니었다. 지저분하고 쾌쾌한 냄새가 나는 지하철과 어딜가나 팻말을 들고 구걸하는 거지, 그리고 불친절한 사람들... 하지만 이런 것들도 별로 나쁘게 보이지 않는 것은 파리만의 매력을 느낄 수 있었기 때문인 것 같다.

 

  5월 18일과 19일 1박 2일 예정으로 니스와 깐느, 모나코를 다녀왔다. 새벽 5시 기차를 타고 세 번 갈아타서 오전 11시경에 니스에 도착하였다. 우선 i에 가서 지도를 얻고 우리가 머물 숙소의 가격을 대충 알려 주니 그에 맞는 몇 군데를 골라서 표시해주었다. 니스는 숙소들이 워낙 많아서 성수기가 아닐 때를 제외하면 예약을 굳이 하지 않아도 될 것 같다.

  숙소를 정하고 다시 역으로 와서 기차표 시간을 알아보았다. 니스와 깐느, 모나코는 여행객들도 많이 찾는 곳이고 기차로 30분 정도면 도착하는 거리라서 차편을 걱정할 필요는 없을 만큼 기차가 자주 있다. 마침 깐느에 세계 국제 영화제가 열리는 기간이라 조그만 휴양도시가 많은 관광객들로 붐볐다.

  깐느의 해변과 시가지를 보고 아쉽지만 니스로 돌아와야 했다. 니스의 해변과 깐느의 해변은 가까운 곳이지만 느낌이 확실히 달랐다. 니스의 해변은 모래사장이고 깐느는 자갈밭으로 되어있다.

  다음날 아침 일찍 모나코를 가기 위해 역으로 나왔다. 로마 안에 있으면서 어엿한 하나의 국가 ‘바티칸 시국’처럼 프랑스 안에 있으면서 말도 같고, 화폐도 같지만 하나의 나라를 이루고 있는 모나코는 나라이기보다는 부자 도시처럼 느껴졌다. 깨끗한 거리와 잘 정돈된 집들, 그리고 프랑스에는 아랍계 사람들이 너무 많은데 모나코에서는 볼 수 없었던 것이 차이점이라고 생각이 든다. 매년 모나코에서 열리는 세계 자동차 대회가 열리는 날이어서 많은 사람들이 그것을 보기 위해 왔었다. 모나코에 오면 누구나 왕위 교대식을 볼 것이다. 1시간 전부터 많은 사람들로 북적거렸다. 궁전도 아주 소박한데 왕위 교대식 역시 그러하였다. 모나코의 물가는 프랑스 보다 는 좀 비싼 것 같다.

 

  집으로 돌아가기 위해 기차를 기다리는데 TGV가 한시간 가까이 연착되는 바람에 2번 갈아타야 되는데 우리가 기차에 내려서 다시 갈아타기 위해 갔을 때는 샹베리로 가는 마지막 기차가 가고 난 후였다. 기차의 실수로 우리는 집에 가지 못하게 생겼는데, 승무원들의 태도는 냉담하기만 하였다. 우리가 따져도 기다려보라는 식이었다. 정말 그럴 때면 좋은 느낌을 가지고 있더라도 이 나라 사람들의 태도에 화가 나곤 하였다. 샹베리로 가는 사람들이 좀 있는 편이라 그로노블이 종점인 기차에서 내리니 관광버스가 기다리고 있었다. 저녁10시 전에 샹베리에 도착 예정이던 우리는 새벽 1시가 다되어서야 도착할 수 있었다. 짧다면 짧은 4개월 동안 공부도 하고 여행도 하고 바쁜 생활을 보낸 것 같다. 외국을 다니면서 여러 사람들을 보고 그 나라의 문화와 분위기를 조금이나마 느낄 수 있었다. 우리와는 모습들도 너무 달라서 좀 다를 거란 생각을 가지고 있었지만 어디를 가나 사람 사는 모습은 같은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