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대학교 | 프랑스어·프랑스학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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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학습 수기

현장학습 수기

2010년 해외현장학습 체험기 - 이지현
작성자 노** 작성일 2011-10-27 조회수 3505

현장학습 체험기 20090274 이지현

 

작년 이 맘 때 쯤 , 프랑스 현장학습 참여를 위해 교수님 그리고 10 명의 다른 참여친구들과 일주일에 한 번씩 회의를 가졌다 . 지금까지 부모님 품을 떠나 지내 본 적이 없어서 막상 출국할 날짜가 다가오자 아 , 이제 가는구나 하고 실감이 났다 . 13 시간 동안 비행기를 타야한다는 생각에 지루하면 어쩌지 걱정했는데 잠을 많이 자서 생각보다 시간이 금방 지나갔다 . 프랑스에 도착하니 어두컴컴한 밤이 되어 버려 공항에서 가까운 곳에 투숙했다 . 숙소직원의 차를 타고 가는 동안 들리는 라디오 소리에 정말 내가 프랑스에 왔구나 생각이 들었다 . 가족이 너무 보고 싶었지만 다음 날이 기대되는 밤이었다 . 같이 가신 김공대 교수님 덕분에 숙소문제나 학교문제 등 여러 가지가 잘 풀렸다 . 교수님과 한인교회 간 일 , 리옹의 관광명소인 푸르비에르 사원과 로마극장에 가서 같이 사진도 찍고 즐거운 시간을 보냈던 일 , 까르푸에서 다 같이 필수품을 사고 교수님이 사주신 저녁을 먹었던 일 등 , 함께 즐겁고 알찬 시간을 보냈던 일이 생각난다 . 교수님이 한국에 가시고 나서 우리가 스스로 해야 할 일이 많다는 것을 깨달았다 . 예를 들어 EDF( 프랑스 전기국 ) 에 가서 전기를 신청한다든지 폰을 만든다든지 여행경비를 받고 여행계획이며 표 예매라든지 요리며 빨래며 그 동안 부모님이나 언니가 대신 해 주시던 것을 스스로 알아서 해야 하는 상황이 기대되기도 하고 걱정도 되었다 . 독립을 일찍 해 뭐든지 알아서 척척 잘 하는 언니나 친구들을 보면서 어른 같다고 생각이 들어 대단하게 느껴지고 부러웠다 . 하지만 나도 이제 성숙해 질 수 있다 , 라고 생각하니 기분이 좋았다 . 밥 차리는 것이며 , 빨래 등 여러 가지 집안일이 많이 서투르고 어색했지만 이제는 엄마가 동생과 아빠를 나에게 맡기시고 몇 일 동안 언니에게 올라가시는 것이 덜 걱정되신다고 하셔서 기뻤다 . 리옹에서 집안일을 룸메이트인 소연이와 나눠서 했지만 힘들었는데 엄마는 얼마나 힘드실까 생각하니 마음이 아팠다 . 이제는 집안일도 어느 정도 할 수 있어서 엄마의 노고를 조금이나마 덜어드릴 수 있어 기쁘다 .

학업 면에서는 한국에서도 듣기와 말하기가 제일 어려웠는데 프랑스에서도 그 2 가지가 가장 힘들었다 . 말하기는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니 여전히 더듬거리고 부족하지만 발전했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 하지만 듣기는 나아지지가 않았다 . A2 에 있을 때는 교재를 사용하여 예습을 할 수 있었지만 ( 예습을 꾸준히 하진 않았지만 ...) B1 에서는 교수님이 그날그날 배울 내용을 미리 만들어 오셔서 매번 새로운 내용을 들었다 . 샹송을 통해 , 다양한 매체의 인터뷰를 통해 들리는 프랑스어는 일상생활에서 친구들과 프랑스어로 대화를 하는 것과 다른 느낌이었다 . 일정하고 빠른 속도에 맞춰 나오는 프랑스어는 왠지 더욱 긴장되고 겁이 났다 .

하지만 요즘 예전에 공부한 A2 듣기 교재를 다시 듣고 있는데 신기하게 들린다 . 그 때는 안 들려서 많이 속상하고 답답했지만 이제는 와 !! 들린다 !! 하며 신기해한다 .

최근 유럽에서 K-POP 의 한류 열풍덕분에 텔레비전에서 프랑스가 종종 나오는데 그 때마다 뜻은 잘 모르지만 들리는 것에 감사하고 놀라고 있다 . 리옹에서 있을 때 부모님이 열심히 버신 돈으로 왔지만 실력이 많이 늘지 않아 많이 죄송하고 속상했는데 현장에서 지낸 경험이 점점 느껴지니 자신감도 생기고 오히려 최근에 프랑스어에 대한 흥미가 많이 생겼다 .

그 곳에 있을 땐 프랑스어에 없던 자신감이 더 없어져 울산에서 느꼈던 흥미가 좀처럼 생기지 않았다 . 대신 그 곳에서 사귄 프랑스친구들과 중국친구들과 지내고 같이 온 친구들과 여행을 가서 새로운 세계를 봤던 것이 좋은 기억으로 남게 되었다 .

우선 이번 학기에 같은 반에 20 명 가까이 되는 친구들 중 6 명을 제외하고는 중국인이었다 . 중국친구들은 씩씩하고 유쾌해서 좋았다 . 내가 만난 중국인 언니 Jin, Mei, Xingyuan 그리고 Yiyun 언니는 얼굴도 예뻤지만 마음씨도 예쁘고 재밌는 언니들이었다 . 그래서 마지막에 헤어질 때 아쉽고 언젠간 만나겠지만 그 언젠가가 멀게만 느껴져서 슬펐다 .

옷가게에서 만난 Messa 라는 친구는 한국어를 전공해 한국가수와 한국에 관심이 많은 친구다 . 이 친구 덕분에 한국어를 전공하는 다른 프랑스 친구 Aurelie 도 만날 수 있었고 , 한국어 강의도 같이 들어볼 수 있는 기회도 가질 수 있었다 . 평소 한국을 알고 관심있어 하는 사람들을 많이 못 봐서 처음엔 신기했다 . 특히 Aurelie 라는 친구는 나보다 한국가수를 더 많이 알고 좋아해서 대단하고 좋았다 . 한국어 1 학년 학생이지만 발음도 좋고 착하고 재미있어서 깊은 인상을 받았다 . 또한 한국가수 뿐만 아니라 문화나 역사에도 관심이 있어 한국에 대해 물어보면 잘 대답해 줄 수 있도록 만나기 전에 미리 찾아보고 공부했더니 덕분에 나도 한국에 대해 더 깊이 알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 한국의 예의와 음식 문화 , 그리고 한국인들의 열정적이고 부지런한 점을 칭찬 했는데 한국인의 한 사람으로서 나도 더욱 열심히 살아야겠다고 마음먹었다 .

한편 , 프랑스는 방학이 여름 , 겨울로 나눠져 있는 우리나라와는 달리 봄 , 가을에도 보통 1~2 주의 방학이 있어 날씨 좋은 계절에 여행을 갈 수 있어 좋다 .

작년 10 월엔 모든 성인을 추모하는 뚜쌍 Touts Saints vacances(11 1 ) 덕분에 일주일의 방학을 가졌다 . 그런데 이 방학을 갖기 전 , 리옹에선 퇴직연장과 연금수령 나이를 낮추는 연금개혁안에 반대하는 시위가 일어나 노동자들이 파업을 일으켜 대중교통 운행에 차질이 생겼었다 . 상점 , 교통 등 일상생활에 필요한 부분들이 마비가 되니 학교도 일주일간 문을 닫아 뜻하지 않게 2 주간의 뚜쌍바캉스를 보냈다 . 프랑스의 파업은 한국에서 겪은 파업과 다른 느낌이었다 . 울산도 파업이 종종 일어나는 도시지만 내가 직접 피해를 본 적은 없었다 . 하지만 리옹에서는 다양한 사람들이 시위에 참여하고 , 시민들이 많이 가는 벨쿠르 광장엔 시위자들의 폭력적인 행동으로 인해 위험한 광장으로 변했었다 . 그래서 그 곳에 아예 지하철이나 버스가 정차하지 않았었다 . 상점 유리창도 깨지고 거리의 쓰레기통도 부서져 아수라장이 되었다 . 평화 시위만 있는게 아니었구나 ! 라고 느꼈다 .

그리고 파업 때문에 바캉스 기간에 기차가 없거나 운행을 많이 안했다 . 우리는 10 27 일 처음으로 호수의 도시 안시 Anncey 에 여행을 갔다 . 리옹에서 출발 할 때 기차대신 큰 시외버스 Autocar 를 타고 출발했다 . 하지만 저녁에 돌아갈 기차가 없어 예상치 못한 1 2 일을 하게 되었다 . 리옹에서 기차를 타면 가깝기 때문에 당일치기로 가려고 한 건데 ....

처음 여행을 간 거라 호텔값이 많이 비싸게 느껴졌다 . 그리고 다 같이 있으니 기차역에서 하룻밤 지내기로 하고 밖을 나왔는데 기차역도 문이 닫히고 갈 곳 이라곤 ATM 기계가 있는 곳뿐이었다 . 하지만 그 곳도 그리 안전하지 못해 자정 넘는 시간에 나와 친절한 아가씨 도움으로 경찰서에 갔으나 경찰의 도움을 받지 못하고 시청 지하 주차장으로 갔다 . 그 날은 10 월이었지만 매우 추워 겨울같이 느껴지고 긴장도 되어서 몸이 덜덜 떨렸지만 잠을 잘 수가 없었다 . 무사히 다음날 리옹에 갔지만 지금 생각하면 1 성 호텔에서 묵는 것이 안전하고 많이 비싼게 아니라는 것을 몸소 느끼고 다 같이 있어 추운 날 서로 의지하고 안전하게 갈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

아름답고 깨끗한 리옹에서 지낸 건 내게 소중한 경험이고 추억이다 . 아플 때 , 힘들 때 , 기쁠 때 가족과 함께 있지 못해 아쉽고 그리웠지만 대신 같이 온 고마운 친구들과 함께 가족같이 즐거운 시간도 보내고 가기 전보다 훨씬 서로에 대해 많이 알고 친해져서 한국으로 돌아갈 때 많이 아쉬웠다 . 이제 한국에 돌아가면 각자의 생활이 있고 가족이 있으니 많이 못보고 서로 의지할 수 없지만 리옹에서 서로 함께 지냈던 걸 생각하고 열심히 살아야겠다 . 멋진 도시 리옹에서 지낼 수 있게 힘써주신 울산대학교 프랑스어 프랑스학과 교수님들께 정말 감사드리고 더 많이 보고 경험하라고 보내 주신 부님께도 정말 감사드린다 . 9 개월 동안 짧지만 내겐 긴 해외경험은 앞으로 살아가는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나는 확신한다 .